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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데이터저널리즘스쿨 온라인 과정 수료 후기데이터 저널리즘 2020. 7. 10. 16:06
나는 일단 뉴스타파의 후원자여서 강의를 수강할 수 있었다.
집요하고, 결과물 내기를 좋아하고, 재밌다고 생각되는 일에 온 정신을 쏟는 나에게 있어서 뉴스타파는 고등학생때부터 약간 목표(?)같은 곳이었다. 오랜 기간 촘촘한 취재를 거쳐서 기사를 작성하고, 읽는 이에게 감정적 호소와 논리적 설득을 통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탐사보도가 나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꼭 탐사저널리스트가 되어야지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어디든 기자가 돼야 '영상'기자든, '방송'기자든, '신문'기자든 '무슨무슨'기자가 되는거라는 어떤 현직에 계신 분의 조언에 일단 기자가 되보는걸로 목표를 잡았다.
그런데도 하고싶은 건 일단 해야 직성이 풀리는 나는 탐사저널리즘을 하는 척이라도 하고싶어서, 당시 '무슨무슨' 저널리즘 중에 제일 인기가 많던 '데이터' 저널리즘을 하기로 했다. 마침 멋쟁이 사자처럼이라는 코딩 동아리에도 합격했고, 나는 그때 내가 데이터 저널리즘에 발가락이라도 담글 준비가 된 줄 알았다.
파이썬은 배운지 1년 반쯤 되고, R은 이제 배운지 한두달 정도 됐다. 그런데도 내가 데이터 저널리즘에 가까워지는지 영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알았다. 나는 코딩을 공부했을 뿐이지 데이터 저널리즘에 가까워지는 짓은 1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2020년 상반기에 내가 스스로에게 칭찬하고 싶은 일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뉴스타파 데이터 저널리즘스쿨 수강하기다.
수강 후 느낀점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 뉴스타파 데이터 저널리즘스쿨 수강 후 깨달은 점 1
데이터 저널리즘은 뉴스로 풀어낸 데이터가 아니라, 데이터로 풀어낸 뉴스다.
내가 잘못 알고 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이거다. 물론 이 점에는 약간의 딜레마가 있는 것 같다. 데이터만 무작위로 이리저리 분석해서 뉴스거리가 나올리는 없고, 그렇다 하더라도 우연의 일치에 가까운 뉴스일 것이다. 하지만 여러 공공기관에서 각자의 데이터셋을 제공하고는 있지만, 내가 어떤 사안을 데이터로 다루고자 할때, 내가 원하는 데이터가 과연 존재할지는 의문이다.
결국 데이터 시각화나 판다스 예제를 풀 때처럼 예쁘게 정리된 데이터셋이 있다면 완전 땡큐고, 그렇지 않은 데이터가 더 많을거라는 생각을 하는 편이 낫다. 그럼에도 유의미하고 흥미로운 기삿감이 나올거라 믿는다면, 데이터 정제를 하면 된다. 없으면 크롤링하고, 크롤링도 안 되는 상황이면 노가다....를 하면 된다.
✅ 뉴스타파 데이터 저널리즘스쿨 수강 후 깨달은 점 2
시각화는 그래프의 멋진 정도보다, 어떤 데이터를 어떤 그래프로 나타낼지 선택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데이터 저널리즘은 "내가 예쁘게 만든 인터랙티브 인포그래픽 보실래요?"가 아니다. 시각적으로 편안하고 아름다운 구성이나 인터랙티브 기능은 읽는 이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그래서 시각적 아름다움이나 기능적 우월함에 매몰되면 안된다.
그래서 직접 파이썬이나 R로 여러 모양의 그래프를 그려보는 것도 좋지만, Datawrapper같이 코딩없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시각화 도구를 사용해보는 것도 좋다. 데이터와 뉴스 사이의 주객전도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아주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Google 스프레드시트에서 제공하는 차트 툴도 굉장히 유용했다. 이용방법이 매우 간단하고 쉽다는게 제일 큰 장점인 것 같다.
시각화를 더 잘하려고 코드를 몇 줄 더 쳐보는 것도 좋지만, 우선 뉴스를 데이터로 풀어내본 다음, 시각화는 그런 툴에게 맡기는 것이 더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이건 뉴비의 관점이라 실제 언론사 데이터팀에서 어떻게 시각화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수준높은 시각화를 해내려면 코딩도...필요하겠...지..............?
✅ 뉴스타파 데이터 저널리즘스쿨 수강 후 깨달은 점 3
내가 지금 읽고 있는 뉴스를 데이터로 풀어내보는 연습을 하자.
강의를 듣고나서 스스로를 "데이터 저널리스트에요" 라고 소개할 정도가 되지 않을거라는건 이미 알고 있었다. 데이터 저널리즘의 흐름이나 주요 가치에 대해서는 이해했다. 하지만 누가 나에게 데이터 기사를 써보라 하면 솔직히 조금 막막하다. 그래서 매일 내가 마주치는 기사를 어떤 데이터로 풀어내면 좋을지 고민하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언젠가 뉴스타파 데이터팀 기자분들을 '데이터저널리스트 대 데이터저널리스트'로 만나거나 데이터팀에서 실제로 일할 날을 꿈꾸면서 내가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점점 더 데이터 저널리즘과 가까워지는 날이 오길 빈다. 제발.